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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 전지영

by librovely 2007.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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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매혹당할 확률 104%         전지영.   2005'   웅진지식하우스.

 

-집 나간 탄산고양이가 그린 뉴욕 스케치

 

 

서점에 가서 책구경을 하다가 손에 잡힌 책...

가난한 나는 핸드폰으로 살짝 찍어와서 나의 럭셔리 서재(도서관)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두 권이나 있었다.

 

책을 열어보니 편집이 너무 예쁘게 되어 있었다.

일러스트 디자인도 한다는 저자의 감각이 녹아들어가 있는 것

같다.그림과 사진 그리고 글과 간간히 섞인 만화형식으로

저자의 소소한 뉴욕 여행기가 귀엽고 재치있게 쓰여져 있다.

 

탄산고양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전지영이라는 여자

이 책을 썼을 때 34살이었다. (그럼 지금은 36살??)

첫직장이 대한항공이었고 거기에서 스튜어디스로

10개월을 일한후 사표를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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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디자인 하우스도 다니고 그러다가결국 프리랜서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고 한다.

 

북 디자인이나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닥치는대로 돈되는 것들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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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고양이 두 마리와 산다는데 사진을 보니 스튜어디스를

할 수 있었을만한 괜찮은 외모이다.

사진에 살짝 드러나는 손가락의 길이를 보면 키도 큰 것 같고

30대 중반임이 믿어지지 않는귀엽고 요즘애들틱하게 생긴 얼굴

하며 참 부러운 외모... 나 이 는 숫 자 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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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자는 그런 말을 자신있게 밖으로 내뱉을 수 있겠구나...

 

여자들의 로망인 스튜어디스라는 좋은 직업을 쉽게 내던지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탄산고양이...

책에서도 여러번 나오지만 이 여자 경제적인 어려움을 웃음 섞어

내비친다. 경제적 여유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산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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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강모림의 재즈플래닛'의 글과 그림을 닮기도 했고

'송경아의 뉴욕을 훔치다'와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

두 사람의 책을 섞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유머감각은 송경아에 뒤지지 않는다. 아니 이 사람이 더 웃기다.

내가 노처녀라서 그런지 마음에 확확 와 닿는 것이...

소리내서 여러번 웃었다. 말도 어찌나 거칠게 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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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입사시 연수에 가서 담배피러 옥상에 올라간 이야기나

자신의 방을 리얼하게 묘사한 부분이나

주말에 남이 보기에 한심해 보일만한 자신의 일상 묘사나...

하여튼 너무 진솔해서 웃기기까지 한 전지영의 글은

며칠전에 읽은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을 미화하기에 급급한

손미나의 책과 매우 심히 비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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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너무 행복하고 나름 좋은 정보도 가득한 즐거운 책.

뉴욕을 슬쩍 둘러본 느낌이 들 정도이다.

또래의 싱글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일까?

너무 너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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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은 것에서도 전지영의 재치가 보이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찍은 홈리스 사진은 이러면 안되는 거 같지만

어쨌든 너무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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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해 보이는 젊은 흑인 남자 홈리스는 깡통을 옆에 무심하게

두고는 대형 애견까지 키우며(애견은 이불까지 덮고 주무시는 중)

자신은 책을 읽는 문화생활까지 즐기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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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너무 예쁜 젊은 여자 홈리스도 특이하다. 깔끔하고 나름 패션

감각도 있어보이는 이 여자가 홈리스라는 것은 앞에 깡통이 없으면

알 수 없을 정도... 뭘까? 혹시 그냥 음료 마시며 앉아 있는거 아냐? 

 

 

 

젊은 시절의 가닌이 때론 보석처럼 빛나기도 하는 것은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일 자체가 낭만적이기 때문이다.

 

TKTS : 오프라인 할인 티켓 부스에서 아주 싸게 파는 당일 뮤지컬

티켓을 구할 수 있다.

 

야심한 밤 혼자 컴퓨터를 켜고 볼륨을 올린다.

그 후 몇 시간 동안이나 화면속으로 몰입하고 있는 중

차마 밝히기 힘든 나의 은밀한 취미는 이런 것이다.

각종 온라인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이브닝 원피스를 구경하는 것!

배경음악으로는푸치니의오페라투란도트중'공주는잠못이루고'

 

소호의 아스트랄한 분위기

여피분위기의 숍과 레스토랑

뉴욕의 화랑은 소호에서 첼시로 옮겨갔다.

 

릴리언 부테의 <MUSIC IS MY LIFE>

마일즈 데이비스 <DOO-BOP>

 

뉴욕의 레스토랑에서는 식전주로 와인보다는 칵테일을 선호한다.

섹스 앤 더 시티에 등장하는 칵테일 '코스모폴리탄'

 

나는 어른이지만 그 무게에 미래를 방해받고 싶지는 않다.

사실 이것은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 서른네 살이 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주말을 어떻게 지내느냐는 것이다.

음 주말이라...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는 토요일 밤이 깊어지면

냄새가 폴폴나는 음식물 쓰레기와 꼭꼭 눌러담은 쓰레기 봉투를

양손에 들고 쓰레기장으로 간다. 돌아오는 길에 영화 DVD하나

빌리고 오피스텔 1층에 있는 치킨 호프집에서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까지 사들고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당연히 멋진 남자를 만나는 시츄에이션은 엘리베이터를 500만 번쯤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한 번도 없었다.

 

어느덧 화려함은 사라지고 생활만 남는다는 점에서

삶은 누구에게나 평범하다.

 

나도 맨해튼의 스타벅스 한쪽 구석에 혼자 앉아 까페라테를 마시는

싱글의 삶이 궁금했다. 동행도 없이 나처럼 한 시간 내내 죽치고

이곳에 죽치고 있는 그녀는 과연 이번 주말에 무엇을 할까?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몹시 흥분되는 일이라 대체로 즐겁다

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편 그것은 활기차고 낯선 여행지를

앞에 두고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순간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유로움은 동시에 세상에서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가볍고 어색한 웃음으로 위장할 생각도 없지만 어쨌든 존재하는

고독 앞에 정직해지는 시간은 오게 마련이다.

 

여행은 짧았지만 여행의 순간은 앞으로 몇 년 동안에도 하기 힘든

종류의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 '아메리칸 퀼트'에 나오는 대사처럼

이 시시한 조각은 나름대로 삶의 완성품을 만들어줄지도

모를 일이다.  

 

비행기 옆자리에 누가 앉을까. 이런 두근거림을 안고 무수히

비행기에 올랐던 그 동안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결론은

세상의 꽃미남은 절대로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그들은 아마 배로 가는 모양이다.

 

12킬로그램의 배낭을 짊어지고 걷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

10센티미터 힐을 신고 걷는 것은 신과의 싸움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가이드북이란

각 도시의 꽃미남 꽃미녀 분포도와 그들의 출몰예상지역

그리고 서식지가 표시된 안내 지도였다.

 

도쿄에서 마주치는 봉두난발

(머리에 꽃을 꽂고 들판을 쏘다녔다는 한국 여인네와 함께

좌청룡 우백호가 가능한 복장)

 

언젠가 만두파동이 있었을 때도 '지금이야말로 만두를 먹을때다.'

라면서 만두를 대량 사들였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사그라질 줄 모르는 나의 이 귀여움이야말로

여행을 떠나는 나만의 핵심 비결이다.

갑자기 막판까지 잘 보던 이 책을 이단 옆차기로 날려버린 다음

불이라도 확 싸지르고 싶은 심정을 꾹 누르며 진짜 귀염둥이

맞냐고 조용히 묻는 당신! 자자 진정합시다. 분서갱유를 하겠다며

책을 집어던지는 난동의 분위기가 여기까지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