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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탄산 고양이 집 나가다 - 전지영

by librovely 2007.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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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산고양이 집 나가다              전지영     2004'      랜덤하우스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를 너무 재밌게 읽었다.

무엇보다도전지영의 솔직하면서 재치있는 글을 읽는 즐거움이란~

이렇게 멋진 여자가 30대 중반까지 싱글이라는 사실은 아주 큰

위안이 된다.... 나도 저 나이가 되었을 때 저렇게재기발랄할 수

있을까? 결혼을 했던 안했던 상관없이 말이다... 사람 자체가...

 

역시 이 책이 처녀작이라서 그런지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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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는 살짝 덜 재밌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행복감을 주는 책이다.

 

전지영은 정말 글을 재밌게 쓰고 스스로를 전혀 포장하지 않고

오히려 망가뜨려서 보여주는 것이 재밌고 친근하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과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기 스스로에 충실한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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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소개시켜준 후 전지영에게 어땠느냐고 부모님께서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으로 필이 안 통한다는 말을 했다가 일이 꼬이는

바람에 집을 떠나게 된다는 스토리의 시작도 너무 웃기다...

전지영의 마음이 뭔지 난 확실히 이해가 간다...진퇴양난의 상황.

자신의 나이는 많지만 그래서 결혼이 급해 보일 나이지만...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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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만 좋다고 전혀 함께 하고 싶지 않은 그런 상대를어찌 만나

겠는가... 어른들은 만나라고 하지만... 그 놈의 feel이 안 통하는...

여기서 feel 이라 함은 결코 외모만을 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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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영은 일본과 뉴질랜드 두 곳을 여행한다. 혼자서...(용감해~)

뉴질랜드에 더 초점을 두었는데 일단 일본은 나도 가본 곳이

종종 등장해서 더 와닿고 또 가고 싶게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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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트램핑이라고 상당히 힘든 여행방법을 선택했는데

이 방법이라 함은...

정해진 긴 코스를 걷다가 산장에서 자고 스스로 식사도 해먹고

또 짐을 들고 걷고 또 산장에서 자고 음식을 해서 먹고...

산장은 남녀 구분도 없고 군대 내무반처럼 빼곡히 들어차서

좁게 자야하고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고 샤워 공간도 완전 오픈형

게다가 찬물만 나오고아주 그 설명과 사진으로만 경험해도

내 몸이 쑤시고 고생스러운 느낌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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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자연은 상당히 아름다워 보였다.

호주의 축소판이라는데... 텔레토비에 등장하는 그런 넓은 들판도

있는 것 같고 환상적인 해변도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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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읽으면 어디든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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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사춘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했던가?

이 시대의 진정한 슈투름 운트 드랑은 이 사회의 공공의 적

노처녀가 되지 않고는 감히 말할 수 없다.

 

가난은 불편한 것이지 결코 창피한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은

절대적으로 가난이 창피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내 인생에서 돈이란

항상 쓰고 싶은 것이지 갖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우리집 사람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하다.

이를테면 나는 집에서 음식 만들거나 하는 것은 절대로 안 한다.

왜냐하면 울 어머니의 평소 말씀 때문에. 바로 이런 것.

"난 누가 내 부엌을 맘대로 사용하는 거 싫다!

내 세탁기도 마찬가지야."

 

"아, 네 -_-;;;;;;;"

 

완벽한 사람은 온 세상을 맟선 곳처럼 느끼는 사람이다.

 

영어는 언어가 아니다. 영어와 다이어트는 종교다!

 

아가씨 왜 혼자 여행해? 아직 결혼 안했어? 라는

나로서도 절대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는다.

 

프로도처럼 모험을 떠나는 거야!

낮에는 해변에서 책을 읽고

밤에는 별을 보면서 파도소리를 들어야지.

 

인생의 모든 날들이 반드시 멋져야 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 호화스러운 건배의 의미가 깊은 때도 있는 법이다.

 

아버지는 빨리 시집이나 가라면서 정말 심하게 역정을 내셨어.

하지만 어머니는

내가 원하면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 해보라고 도와주셨지.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지?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왜 이 사람들과는 대화가 안 통할까?

같은 질문인데 어쩐지 자신의 삶에서는 쉽게 대답을 못하겠다.

'어떤 사람으로 인생을 살아야 될까요?'

사람들은 모범답안이란 것들을 들이밀면서 외쳐댄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

부모들은

자식이 그들과 같은 삶, 같은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역시 나는 왜 아직 결혼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내가 무엇을 입고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알고 보니 시시하기만 했던

평범한 어느 날의 일상이었다. 라는 배신스러운 반전

 

어느 날 문득 집을 뛰쳐나가는 이유는 신기한 무엇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 존재만으로 내 인생을 의미 있게 하는 무엇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떠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되는 것이다.

 

가출이란 언제나 미묘한 헤게모니를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