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

서울시립미술관 - 아시아 현대미술 프로젝트 City_net Asia 2007

by librovely 2007. 11. 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울시립미술관 -아시아현대미술프로젝트City_net Asia 2007

 

 

 

사진전으로 알고 갔다...

아시아 여러 나라의 젊은 작가들의 사진 전시회라고 예상하고 갔는데..

입장료가 고작 700원이다...음...싼 걸 보니 전시가 별로인가 보다...

라는 단순무식한 생각으로 들어섰는데...

 

 

들어가보니 때마침 설명이 시작되고 있었다....

원래 설명 듣는 걸 안 좋아하는데...그래서 절대 안 듣고 혼자 다니는데

왜? 아r트를  워낙 잘 이해해서 들을 필요가 없다?

그럴리가... 많은 사람들이 우루루 다니니 그림도 잘 안보이고

또 모든 작품을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다 끝나고 다시

혼자 보기에는 다리가 아프고 또... 생각해볼 기회 없이 모범답안에

노출되는 것도 별로 안 좋아보이고 그렇다고 반대로 먼저 본 후

설명을 듣는 것도 체력이 따라주지 않고... 그런 이유다...

그리고 설명이 있는 시간대에는 사람들이 그거 듣는라 오히려

다른 작품들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도 있다...하여튼 그랬는데...

 

 

이번에는 좀 따라다니며 들었다... 왜?

이번에 설명해주는 여자분에게 끌렸다고나 할까?

여자가 여자에게 왜 끌리나?

왜 끌렸냐면...

보통 아r트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진주귀걸이와

화이트 셔츠에 블랙 치마 그리고 풰라가모 풍의 구두...

이런 옷차림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이 분은 일단 의상이 담백~

다소 어색하게 짧은듯한 약간 구겨진? 면바지에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이 트렌치코트도 말끔하지 않고 일하다가

뛰어나온듯하게 자연스런 느낌이 들었고 화장도 거의 안했고

표정이나 자세도 꾸밈이 없었다... 그래서 저 여자 신기하네...

이러면서 좀 따라다녔는데... 역시나 설명이...ㅎㅎㅎ

 

 

처음 설명하는 전시관에는 일본 작품이 있었는데...

그 여자분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이 특이한 나라잖아요...어떻게 보면 뭐랄까....

아! 똘아이 같은 그런 면이 있는 나라잖아요...~~~

ㅍㅎㅎㅎ 오! 나의 탁월한 사람 보는 안목~~

뭔가 알려주고 싶어 안달이 나며 동시에 신이 난 표정으로

말을 엄청나게 빠르게 그리고 버벅버벅 하시는 모습 자체가

상당히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그래서 1 전시실을 도는

동안은 열심히 따라 다녔는데...역시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

작품이 안 보이는데 설명을 듣고 있자니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ㅡㅡ;

 

 

사진전이 아니었다...

사진도 있고 조형물도 있고 그림도 있고 다양했다....

일본의 나고야~ (영어로 써 있었는데 혼자 나가요~로 엉뚱하게 읽어서

동행인들의 비웃음을 샀다....) 중국의 광저우, 한국의 서울 그리고 싱가포르

이렇게 4 도시에 사는 작가들이 각 도시의 느낌을 주제로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상당히 독특하고 좋았다.

 

 

일본

비누방울에 비친 다양한 풍경의 작품...

비누방울처럼 찰나인 인생에 대한 그런 작품이라는데....

음...그렇다...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포크에 사람들이 서서 인사를 나누는 작품의 제목은 '격식차린'...

포크 날은 분리되어 있다... 분리된 채 악수를 나누는 모습...

현대의 인간관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이야기'라는 작품은 만화의 말풍선을 모두 화이트로 칠해 놓았다.

이게 무슨 작품이야...이건 나도 하겠다..화이트 하나가 재료구나..

이러면서 넘겨보다가 한참을 보았다...작품에 감동을 받았냐고?

비...비슷하다... 그 만화 중에 말로만 듣던 19금 만화가 있어서

나도 모르게 열심히 넘기다가 인기척이 느껴져서 뭐 이래~ 라는

표정을 만들어 보이며 황급히 제자리에 놓았다...

'유리탁자'라는 제목이었나? 하여튼 물건들을 낚시줄로 공중에
매달고는 탁자에 유리가 있는 것처럼 꾸며 놓았는데...으음...

이 작품이 어떤 것을 꼬집고 싶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중국은 급격한 도시화 기계화 문제를 대두시킨 작품들이 대부분...

각종 교차로 고가도로 사진을 모아놓은 작품 '멀고도 가까운'

교통의 발달로 먼 거리도 이젠 가까워졌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서로 더 멀어진 그런 것을 표현한 것 같다...

7개의 검정 박스에 번쩍이는 것을 넣은 '7일밤'이라는 작품도

와 닿았다... 그 박스 안에는 TV, 사이렌, 신호등...나머지는 기억이

안난다...하여튼 현대 도시의 인간미 없고 소외된 고독한 것들을

떠올리게 했다...

'인터넷 수묵화 중국 여전사 시리즈'라는 제목의 나무 상자가

있고 각 면에 눈으로 볼 수 있을 크기의 작은 구멍이 있었다.

그 안으로 들여다보니 여자들의 음란?? 동영상이 상영중...

한참을 또 보다가 인기척이 느껴져서 재빨리 옆으로 물러섰는데

보니 남녀 커플이었다...안 비키고 그들의 반응을 보려고 옆에

그냥 서 있었는데... 남자분이 보시더니만 바로 눈을 떼고는

여자분에게 보지말라는 식으로 못 볼 것을 보았다는 뉘앙스를...

여자도 살짝 보더니만 둘은 황급히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아마 두 연인은 얼마 안된 사이인 모양이다... ㅎㅎ

 

 

 

한국

오래된 아파트 사진, 연립사진....사실 이런 사진은 좀 식상한 느낌이...

시멘트로 만든 '인공낙원'이라는 작품도 뭐 특별히 새롭지 않다...

한강변의 간이매점 69개를 찍은 사진은...음...뭘까?

어이없게도 난 그저 영화 괴물이 떠오를 뿐...

'숲'이라는 작품은 좀 신기했다... 긴 막대기에 스피커가 달려 있고

들어보니 각기 다른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스피커....

스피커는 혼자서만 떠든다... 대다수는 듣고 있을 뿐...상호작용이

아닌 일방적인 소통... 대화의 결핍...고독...뭐 이런 느낌이 들었다...

'부동산적 풍경화'도 재밌다... 집이라는 것이...인간이 들어가 사는

아름답고 인간적인 그 무엇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재산이라는 개념으로

다가오는 비참함...그런게 느껴졌다...

'로데오 거리'라는 작품은 그 옆으로 가면 벽면에 내가 나온다...

감시 카메라... 강남의 감시카메라를 비꼰 모양이다...

'오늘'이라는 작품은 인간이건 뭐건 모두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다..

따뜻함이 사라진 금속성의 기계적인 요즘을 표현한 것이겠지...  

'녹차에 구속된 사람과 개'도 재밌다....

그 옆에는 돈퀸도넛츠에 조건반응을 보이는 듯한 작품도 있었다...

커퓌 & 도우너~ 광고에 의해 자신의 아침식사도 구속시키는...

요즘 이런게 트렌드거든요~ 이게 요즘 잇백~이예요...

이런 것들에 자기도 모르게 조건화되는 인간의 모습...

 

 

싱가포르

사실 싱가포르는 동행인들이 이미 전시를 다 보았다고 하여 제대로

못보고 그냥 훑어보고 나와서 안타까웠다...

중간에 케이크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좀 부패된 것도 같고...

그거랑 사람들의 얼굴과 나이 그리고 그들에 대한 간단한 문장이

곁들여진 작품도 인상적이었는데.... 나중에 동행인들에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음식은 원래 처음 전시 시작을 했을 때는

멀쩡했다고 한다...근데 오래 두니 부패한 것이고 그게 전시의 포인트

라고 한다... 그러더니 나에게는 이야기 해주면 안될 것 같다고

괜히 망설이더니만 하는 말이...그 음식의 부패가 의미하는게 결혼...생활

이란다... 처음에는 아름답고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썩어가는 관계...

ㅎㅎㅎ 재미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얼굴 사진과 간단한 문장들은

싱가포르 젊은이의 현실을 말해준다는데...써 있는 문장이....

꿈이 없다....혹은 오랫동안 진정한 인간관계를 갖지 못했다...

뭐 이런 비참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싱가포르... 겉으로 보기에는 깔끔한 도시국가인데 실상은 또

다른 면이 있는 모양이다...

 

 

700원에 이렇게 좋은 전시를 보다니....

10000원이었다고 해도 별로 돈아깝지 않았을 전시...

그리고 유명 화가의 전시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어서 너무 좋았다....

인간의 생각을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했다...집으로 가는 길에 계속 드는 생각...

미술은 그림 잘 그린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 이전에 생각이 있어야 한다... 그게 먼저다....

이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다니...

모든 학문은 다 통하는 것 같다...

미술 안에 철학이 있고....문학이 있고...

 

 

11월 11일....얼마 안 남았다....

보면 절대 후회 안 할 전시다.....

유명 화가 전시만 따라다닐게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