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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 2006)

by librovely 2008.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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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2006)

 

 

타인...

타인이라는 단어는 이상하게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타인의 취향이라는 영화는 지금도 안 본 상태지만 그 영화가 나왔을 때

상당히 보고 싶었었다...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못봤는데...

'타인의 취향'을 같이 볼만한 '취향'을 가진 '타인'이 없었다...ㅡㅡ;;

 

 

이 영화는 작년에 시네큐브에서 플루토에서 아침을 이라는 영화를

봤을 때 즈음 개봉한다는 광고를 본 것 같다...

 

 

얼마 전 DVD 4개를 되돌려주는 상황을 목격하고는 빌려달라고 해서

4개를 빌려다가 방에 쌓아놓았는데~ 볼 때마다 흐뭇하다~~

그 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예전에 봤는데도 다시 봐도 볼만~~

그리고 두 번째로 고른 영화가 이 영화~~

 

 

DVD 표지에는 이상한 장면만 붙여 놓아서 무슨 남의 사생활을

몰래 본다는 그런 약간 요상스런 분위기를 풍기는데....

 

 

영화의 배경은 통일되기 직전의 독일...

동독...

주인공은 동독의 비밀경찰이다...의심스런 사람이 생기면

그의 뒤를 밟거나 집요하게 심문하는 일을 하는 사람...

 

 

그는 자신이 하는 일 자체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안 해보는 것 같다... 다만 그렇게 해야하니까 한다는 식의 느낌...

그는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며 그 일에 대한 제자를 양성하기까지...

즉 자신의 일을 아주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무 문제의식이 없다.

 

 

그의 개인적인 삶은....

아주 외롭다..고독하다....

혼자 살며 왕래하는 가족도 없어 보이고 직장동료와의 관계만이

유일한 듯... 연인도 없고 여자도 돈으로 사서 해결한다.

 

 

한마디로 무미건조한 삶...

회사에서 식사를 할 때도 소식을 하고...ㅎㅎ

집도 별 장식없이 아주 깔끔...깨끗....

과장하자면 집이 꼭 어떤 감옥 내지는 수도원 느낌이...

 

 

표정도 무미건조 그 자체....

옷도...목까지 단단히 덮어버린 차림....

 

 

주인공은 위험한 자로 의심을 받는 연극 극본도 쓰고 연출도 하는

사람을 도청하게 된다. 집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고 그와 그의 연인인

여배우의 삶을 도청을 통해 바라보게 되는데...

 

 

그 감시대상 두 명과 그들 주변의 동독의 이상한 현실로 인해

괴로워하는 자들을 도청을 통해 알게되면서 주인공은 생각이

변하기 시작한다. 이념 문제라기보다는 일단 아무 생각없이 살던

자신과 다르게 사회에 대해 고뇌하는 예술가 혹은 지식층을 접하면서

그들의 삶에서 주인공은 뭔가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는 자신이 하는 일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그는 흔들리는 여배우에게 직접 다가가서 도움을 주는 말을 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그들의 중요 증거인 타자기를 손수 치워버리기까지 하여

그들을 돕는다... 그리고 자신의 경력은 엉망이 되어 지방 우체부로

좌천되어 버린다.

 

 

5년 후 통일이 되고 주인공은 여전히 우체부 일을 하며 살아가는데...

주인공으로 인해 위기를 모면한 감시대상이었던 남자는 자신이

도청되었었음을 알게되고 자신을 도운 자가 누구인지 자료를 찾고

주인공을 멀리서 확인한다.

 

 

그리고 얼마 후 감시대상이었던 남자는' 착한사람의 소나타' 라는

책을 펴내는데 주인공은 서점에 들어가 그 책을 구입한다.

점원이 선물하실겁니까? 하고 묻자 주인공은...

저를 위한 겁니다. 라는 답을 하며 영화가 끝난다.

 

 

착한 사람의 소나타는 시대적 고민으로 점철되었다가 결국 자살을

선택한 감시대상 남자의 지인이 감시대상 남자에게 주었던 악보의

곡 제목이었다.

 

 

항상 그렇듯이??

나름 예술영화로 보이는 이 영화 또한 줄거리가 무척 단순하고

어찌보면 별로 신기할 것도 없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생각할 거리는 던져주는 것 같다....

 

 

무슨 생각거리?

음....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가

올바르게 가고 있는 것이냐에 대해 별로 생각을 안하고 있지 않는가..

라는...사실 내가 그렇게 살고 있다....일단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문제는 별로 의식도 안하고 살아간다....

 

 

주인공은 슬쩍 봐도 이상한 사회였던 통일전 동독에서 그냥 자기 일에

대해 별 비판적인 사고 없이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할 뿐이었고...

감시대상이 되었던 자들은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목숨이 혹은

직업이 위태로운 상황에 빠질 수 있더라도...급기야 자살까지 하면서

사회를 걱정하고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똑같이 배우고 똑같이 지식층이 되었어도 그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어디서 봤더라...사회를 장악하는 힘 세 가지 중 하나가 '지식'이었는데...

그 지식으로 다같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나만 더 잘살게 사회를 조작할 것인가?

 

 

결국 지식층의 문제? 나랑 별 상관없네~

사실 나야 지식층이 짜 놓은 각본대로 이리저리 휘둘리는 불쌍한

대중일뿐이니...

 

 

통일전 동독이야 뭐 워낙 인권유린이 심한 사회였다고 이젠 시대가

달라졌다...라고 말하고 싶지만....사실 지금도 요상한 것이 많음은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그 정도에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뭐가 요상한 건지나 파악해 보는게 일단 필요하겠구나....

 

 

그럼 신문을 읽어야 하나?

그런데 언론은 믿을만한가?

ㅡㅡ;;

 

 

이 영화에서 여배우가 죽는 장면은 너무 슬펐다....

여배우....를 생각하면 비누로 불안하게 씻는 장면이 떠오른다...

권력자?의 노리개로 이용당한 때... 그리고 남자의 타자기 위치를

말해버린 후에도 비누로 불안정하게 씻어대는 여배우....

이 여배우는 감시대상 남자보다는 현실과 적당히 타협점을 찾고 싶어한다.

그러나 자신의 그런 행동을 스스로 용서하지 못한 모양이다....(최민수인가?ㅎㅎ)